과거를 분석하고 미래를 예측하기


1. 어떻게 미래를 예측할 것인가 / 자크 아탈리

한때 미래를 예측하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고 가치 있는 일이라는 생각을 가졌었다.
그래서 소위 미래학자라는 사람들의 책을 몇 권 사서 읽어 봤었는데, 심하게 얘기해서 다 사기꾼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크 아탈리의 책은 이번에 처음 읽어봤는데, 예언과 예측은 다르다고 했다.
예측은 예측 대상에 대한 변수들과 상관관계까지만 밝히는 것이라고 한다.
결과를 말하는 것이 아니고 미래를 다양한 각도에서 들여다보고 가능성에 대해 논의하는 것 까지가 예측의 범위라고 한다.
미래학이 예언이 아닌 예측의 학문이라는 점을 깨달았다.

아탈리 자신이 만든 예측 기법을 꽤 상세히 기술했는데, 이 부분은 별로 와닿지 않았다. (직접 해보면 다를 지도..)


2. 우리 본성의 선한 천사 / 스티븐 핑커

과연 문명의 발전은 사람들에게 행복을 가져다주었을까?
다들 요즘 힘들다는 말을 많이 하는데, 중세시대나 조선시대 사람들보다는 평균적으로 더 행복하다고 말할 수 있을까?
이를 비교하려면 행복을 계량할 수 있어야 하는데 여기서부터 막혀버린다. 국가별 행복지수? 믿을 수 없다.

'우리 본성의 선한 천사'는 행복보다는 조금 더 쉬운 폭력성의 추이를 다룬다.
무려 1200쪽에 걸쳐 엄청난 양의 통계를 근거로 탄탄한 분석과 예측을 제시하는데
분석의 정확도와 상관없이 이 책은 읽어보기에 충분한 가치가 있어보이지만,
동시에 작은 것 하나도 분석하고 예측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렵고 제한적인 일인지 실감하게 한다.
전쟁이나 살인을 제외한 고문, 강간, 상해 같은 폭력은 통계적 분석을 할 만큼 데이터가 충분치 않고,
횟수 외에 잔인함의 정도 같은 것은 따지기가 어렵다.


3. 자본론 공부 / 김수행
미래를 예측한 책 중 미래에 가장 큰 영향을 준 책이 마르크스의 자본론 아닐까?
아이러니하게도 예측이 너무 훌륭한 탓에 현실을 바꾸어 버려서 결과는 크게 빗나가게 된 측면이 있지만,
책에 담긴 많은 분석과 설명이 여전히 유효한, 시대를 앞서갔던 책 임은 분명하다.

이 책을 읽으면서 미래를 예측하는 것보다 중요한 것이 미래를 만들어가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참고로 이 책은 나처럼 마르크스의 저작을 직접 읽어볼 엄두가 나지 않는 사람에게 딱 맞긴한데, 자본주의에 대한 비판이 너무 과격해서 충격을 받을 수 있으니 보수성향의 독자에겐 특히 주의를 요한다.
또 하나 여담이지만 자본주의는 자신의 본질적인 문제를 개선하기보다는, 마르크스 정도 되는 사람에게는 자본가가 될 수 있는 길을 넓혀 주어서 체제 전복을 생각하지 않도록 만드는 방향으로 발전해 온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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