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에 대한 소견(所見)

나는 블록체인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백서를 5시간 정도 읽다가 어려워서 중간에 포기했고,
관련하여 다른 글이나 영상을 조금 더 찾아본 정도이다.

이렇게 잘 모르지만 '느낌'에 블록체인 기술의 파급력은
컴퓨터, 인터넷, 무선통신, 스마트폰 급은 아니고
클라우드, 빅데이터, IoT 급 정도가 아닐까 싶었다.

다음 글은 우리나라 블록체인 업계에서 가장 유명한 사람 중 하나인,
체인파트너스 표철민 대표가 작년 11월에 쓴 블록체인에 대한 정말 좋은 글이다.
링크: 블록체인은 현재 어디쯤 와있나?

오랫동안 IT 관련 사업을 해왔던 경험을 토대로 그는, 블록체인이 인터넷에 비견할만한 기술이라는 견해를 가지고 있다.
이 글을 보고 나서 내가 지난 10여 년간 IT업계에 종사하면서 겪었던 기술의 흐름을 다시 생각해봤다.

인터넷은 컴퓨터 간 통신 기술을 토대로 나온 집단 통신 기술이다. 검색, 메일, 포털 등 인터넷을 토대로 한 애플리케이션들이 인터넷을 풍요롭게 했지만, 구글이나 야후가 없었어도 인터넷의 파급력은 지금과 큰 차이가 없었으리라 생각한다.

무선통신은 통화만 되었던 1G, 디지털로 넘어가면서 문자(SMS)를 추가한 2G, 일반적인 web을 커버한 3G, 미디어(동영상)까지 커버한 4G 까지는 세대별로 확실한 애플리케이션이 있었다. 5G는 자율주행, IoT 등을 끼워맞추느라 고생중인데, 보다 확실한 필요성이 생길때까지는 유선의 광통신 기술이 그러했듯 한참 쉬어가지 않을까 싶다.

스마트폰은 스티브 잡스가 없었다면, 대중화가 지금보다 훨씬 늦어졌거나 사용성이 훨씬 덜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한다. 터치 UI는 다른 회사가 할 수 있었다고 쳐도, 앱스토어 생태계는 애플이 없었다면 지금의 모습과는 꽤 달라졌을 거라고 보기 때문이다. PDA 처럼 스마트폰이란 용어도 버려진 채 아직까지 여러회사가 암중모색하고 있었을 지도 모른다.

클라우드/빅데이터/IoT는 개념상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고, 이미 세상을 크게 바꿨고, 큰 시장을 형성했지만, 인터넷이나 스마트폰 정도는 절대 아니라고 생각한다. 클라우드는 그나마 AWS가 있어서 이 정도 왔다고 생각하고, IoT는 유비쿼터스부터 스마트홈, M2M등을 거쳐 거의 20년째 만년 기대주 신세다. 빅데이터는 미국 대선 결과를 바꿨다고 얘기될 만큼 우리 삶에 스며들어 있지만 2차, 3차 산업군을 형성할 정도의 근본적인 기술은 아니다.

그렇다면 블록체인은?
탈중앙화와 중간자(은행, 부동산 같은)를 배제 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기술이 아닌 이념이나 사상적 관점에서 접근하는 사람들이 많다.
나는 오히려 이 부분 때문에, 블록체인이 세상을 변화시키기보다도 세상에서 제한적으로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리눅스로 대표되는 오픈소스 프로젝트 개념처럼 말이다. 세상이 탈중앙화되는 경향은 있을지언정 인간의 본성상 굉장히 제한적일 것이고, 블록체인이 본질에서 벗어나지 않는한 세상의 주류가 되기는 어려워 보인다.

검색, 메일, 포털은 누가 인터넷에 적합한 애플리케이션을 만들어야 한다고 짜내서 나온 것이 아니다. 그런데 요즘 블록체인은 회사들마다 블록체인 확산을 위해 적합한 애플리케이션을 열심히 발굴중이다. 평가는 10~20년 후에 할 수 있겠지만 잘 되면 지금의 SNS 정도, 안 되면 IoT 정도의 위상이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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